[DIGGING DIARY] MUSE 02

이건 레포트인가 덕질인가1


뮤즈의 앨범 <the resistance>가 발매되었을 당시, 프론트맨인 매튜 벨라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앨범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나는 이 인터뷰를 보곤 <1984>를 다시 사서 읽기 시작했고, 의 전곡을 반복재생하며 노래의 가사와 책의 내용을 끼워맞추기 시작했다. 아래의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며, 언급되는 곡의 순서는 <1984>의 서사적 흐름에 맞게 마음대로 뒤섞어보았다.

**스포주의**

Uprising
앨범의 첫 곡이기도 한 Uprising의 가사는 시종일관 혁명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낸다. 후렴구에서는 ‘They will not control us, We will be victorious’라며 아주 명확하게 곡의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이는 책의 초반, 윈스턴의 마음과 꽤나 닮아있다. 혁명의 구체적인 방법은 없을지언정 일기에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라고 커다랗게 쓰는 그의 패기, 같은 당원인 오브라이언을 보며 본인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라 여겨 가까워질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 그것이다.

MK Ultra
작품의 배경인 영사(영국 사회주의)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이 매시간 엄격하게 통제되는 곳이다. 금속판 재질의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은 늘 감시당하고, 명령을 받는다. 사상 경찰도 존재한다. 그들은 당원과 국민들이 ‘사상죄’를 저지르는지 감시하지만, 그들의 정체와 방식에 대해서는 아는 이가 없다. 각종 미디어는 진리부 주도로 과거를 끊임없이 수정하며 현재의 거짓이 진실이 되도록 조작한다. 심지어 그들은 시도, 소설도 -그러니까 문학도- 수정한다. 이 모든 일의 목적은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사고하는 이중 사고를 없애기 위함이다.

United States of Eurasia
빅 브라더는 공포와 불안, 분노와 승리감등 격렬한 감정을 도구삼아 오세아니아(영사)를 통치한다. 사실상 몇 년간 진전없이, 계속되며, 필요에 따라 동맹국과 적국이 바뀌는 허울뿐인 전쟁을 통해 영사는 그들의 통치 체제를 견고히 다진다. 이 곡은 영사가 겪고 있는 전쟁상황에 대한 철학적인 혹은 합리적인, 그래서 반역 행위로 규정되는 이중 사고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곡은 이 전쟁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며 끝이 존재하기는 한 건지, 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왜 사람들은 서로에게 총칼을 겨눠야만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왜 하나가 될 수 없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