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GING DIARY] HEDWIG 03

헤드윅 회전러의 연극 도전


같은 작품을 여러번 관람하는 회전러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 그 중 나는 본진(가장 좋아하는 배우)을 보기위해 오직 그 배우가 등장하는 회차로만 반복해서 보는 편이다. 특히 헤드윅은 11번의 회차 중 10번을 오만석 배우의 캐스팅으로 관람했다. (나머지 1번은 티켓팅 전쟁을 일으킨 조승우 배우가 너무 궁금해서 관람했었다.) 처음에 남자도 여자도 아닌, 당당하면서도 한없이 슬픈 헤드윅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매료되었다면, 반복해서 관람하면서는 오만석 배우 특유의 연륜 있고 그만큼 깊은 슬픔이 있는 오드윅에 빠졌다. 10번의 오드윅을 마주하면서 오만석 배우가 연기하는 헤드윅도, 헤드윅을 연기하는 오만석 배우도 모두 좋아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결국 헤드윅 공연의 막공날은 다가오고 있었고, 오드윅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허전함을 어떻게 채워야하나 고민이 되었다. 이후에 오만석 배우가 차기작으로 연극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배우라도 계속 보고 싶은 마음에 망설임없이 예매했던 것 같다. 헤드윅도, 뮤지컬도 아니었지만 배우에 대한 애정이 나를 움직였다.

연극은 '더드레서'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다. 16년 동안 배우인 '선생님'의 드레서로 함께해온 노먼의 이야기이다. '선생님'이 치매로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서 어떻게든 공연을 이어나가려는 노먼의 모습을 풀어낸다. 사실 시놉시스만 놓고 봤을때는 오만석 배우가 주인공인 노먼을 연기한다는 사실 외에는 연극에 대해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배우를 보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연극을 관람했다. 그리고 나는 이후로 '더드레서' 연극을 2번을 더 보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2022년 1월 1일에도 '더드레서' 연극 관람으로 올해를 시작하게 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