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GING DIARY] HEDWIG 01

헤드윅과 그림 그리기

어렸을 때부터 가장 자신 없는 분야를 고르라면 단언컨대 "그림 그리기"였다. 심지어 11살쯤엔 미술 학원을 가보기도 했는데, 역시나 나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고, 이후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림과는 (감상 외에는) 접점을 두지 않았다.

헤드윅 공연을 관람한 후, 휘발되는 기억에 대한 아쉬움으로 공연 스케치 사진을 모두 수집하고는 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굿즈들. 왜 더 사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했지만, 아마 내가 좋아하는 오드윅(헤드윅+오만석)만의 순간이 담긴 굿즈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굿즈를 직접 제작해볼까?’ ‘배지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사랑의 힘이라고 했던가. 알 수 없는 근자감에 넘쳤던 나는 그렇게 동생의 아이패드를 빌려서 ‘헤드윅’ 굿즈 제작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지 제작비용이 너무 높아 굿즈 제작은 실패했다. 그러나 무언가를 그리는 일을 자의로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토록 기피해왔던 그림 그리기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면서 ‘나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를 알게된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약간 도취되어 취미로 그림을 그려보겠다며 아이패드를 충동구매하기도 했다.)

그동안 여러 점의 그림을 완성했다. 다른 누군가가 나의 결과물을 보고 별로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종의 두려움을 느꼈던 영역에 도전하고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스스로 발전했음을 느꼈고, 그만큼 ‘헤드윅’은 나에게 큰 것을 남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지 제작비용이 너무 높아 굿즈 제작은 실패했다. 그러나 무언가를 그리는 일을 자의로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토록 기피해왔던 그림 그리기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면서 ‘나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를 알게된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약간 도취되어 취미로 그림을 그려보겠다며 아이패드를 충동구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