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in the Jazzy Cyber Punk Age
Words by Sooyoun Bae
Cyberpunk is something that sustained me through my angsty teenage hood and into my still-angsty present. The old cyberpunk anime I used to sneakily watch in my ‘self-study after school hours’ seemed to whisper to me that the anxiety I felt in the present was not strange as they spoke of the future. Why is it that the trembling anxieties and anguishes from the past can resonate with me in the present?
사이버 펑크는 나의 불안했던 사춘기 시절과 여전히 불안한 지금의 나를 지탱해주는 요소이다. 야자 시간에 몰래 보던 오래된 사이버 펑크 애니메이션들은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현재의 내가 느끼는 불안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나에게 속삭여 주는 것 같았다. 어째서 과거에 만들어진 불안의 고민들이 현재의 나에게까지 그 떨림과 고뇌가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
In the 80s, the anxieties and expectations for the future began to be reflected in the works of the cyberpunk genre. With the end of the Cold War and the growing opposition to the advent of the neoliberal era, there was a fear that the future would not be very positive. These fears were expressed in cyberpunk works through the use of drugs, revelry, hackers, decadent sexual ideas, dystopian and dark settings, contrasted with neon signs, big cities and skyscrapers, environmental issues, futuristic design, oriental props, and electronica music. Against this backdrop, cyberpunk deals with the near future, not the distant future.
80년대,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는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로 작품들 속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냉전 종결 직전 신자유주의 시대의 도래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이 시기의 사람들에게 미래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잠재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두려움들은 사이버펑크 작품들 속에서 마약과 환락, 해커, 퇴폐적인 성 관념, 디스토피아적 분위기의 어두운 배경, 그리고 그와 대조되는 네온사인들, 대도시와 마천루, 환경문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동양적인 소품들, 그리고 일렉트로니카 음악과 같은 특징들로 표현되었다. 이런 특징들을 배경으로 사이버펑크는 먼 미래가 아닌 현시점에서 가까운 미래를 다룬다.
At the same time, synthesizer music was becoming a worldwide phenomenon. The new sounds produced by machines were cold and complex, but also romanticized by creating music of unfamiliar emotional melody lines. In Detroit, USA, techno music emerged in the African-American community. Born in the atmosphere of Detroit, a post-industrial city with a predominantly African-American population due to the exodus of automobile production jobs, techno provides an atmosphere very similar to that of cyberpunk. As such, electronica music has become the main musical genre that expresses the cyberpunk genre.
함께 당시에는 신디사이저를 활용한 음악의 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기계가 만들어낸 차갑고 복잡하지만, 낭만적이기도한 새로운 사운드는 낯선 감정선의 음악들을 만들어냈다. 미국의 디트로이트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테크노 음악이 등장했다. 자동차 생산직 일자리들의 이주로 흑인 인구가 대부분인 탈공업 도시가 되어버린 디트로이트의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테크노는 사이버펑크의 배경과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렇게 일렉트로니카 음악은 사이버펑크 장르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음악 장르가 되었다.
However, it wasn't until the '90s that cyberpunk began to gain mass popularity, with the emergence of derivative works that didn't capture the spirit and ideas of the genre. With the dissolution of the Soviet and the collapse of the Cold War, there was no longer a fear of a nuclear war destroying humanity. And imaginations of the future world began to be romanticized and optimistic. In 1997, “Evangelion,” which shocked the world with its pessimistic worldview, and “Mononokehime,” which gave hope for life while warning about the environment, were released in the same year. But it showed about 10x difference in box office revenue. Thus, it can be seen that the public began to favor optimistic worldviews over pessimistic ones in the 90s.
하지만 사이버펑크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90년대에 들어서 장르가 갖고 있는 정신과 사상을 담지 않은 아류작들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소련이 해체되고 냉전 체제가 붕괴되면서 더 이상 핵전쟁으로 인류가 망할 것이라는 공포가 사라지면서 미래 세계에 대한 상상은 낭만적이면서도 낙천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97년도에 비관적인 세계관으로 큰 충격을 준 작품인 ‘에반게리온’과 환경에 대한 경고와 함께 삶에 대한 희망을 준 ‘모노노케히메’는 같은 해에 개봉했지만, 후자의 성공으로 흥행 수익은 10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90년대에 들어서 대중은 비관적인 세계관보다는 낙관적인 세계관을 더 선호하기 시작했음을 볼 수 있다.
The change in the expression of cyberpunk works can also be seen in the use of music. Compared to the past, when electronic music was the main focus, the use of orchestral and jazz pieces has increased. Among the leading cyberpunk anime directors, Shinichiro Watanabe of Cowboy Bebop and Hideaki Anno of Evangelion often work with music directors who are strong in orchestral and jazz music, such as Yoko Kanno and Shiro Sagisu.
사이버펑크 작품들 표현의 변화는 사용되는 음악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일렉트로닉 음악사용이 중점적이었던 과거에 비해 관현악과 재즈곡들의 사용 비중이 늘어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이버펑크 애니메이션 감독 중에서 ‘카우보이 비밥’의 감독 와타나베 신이치로는 칸노 요코,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는 사기스 시로와 같이 관현악과 재즈 음악에 강한 음악 감독들과 주로 작업을 한다.
Cowboy Bebop is a work in which music is a strong influence throughout. Each episode is titled with a musical reference, such as “The Real Folk Blues,” “My Funny Valentine,” and “Jupiter Jazz.” As the title suggests, blues and jazz are heavily featured. It is an omnibus work that tells a story by various genres, from noir to everyday comedy. Using a variety of music genres Cowboy Bebop created a unique story format.
카우보이 비밥은 매 회차의 제목이 “The Real Folk Blues”, “My Funny Valentine”, “Jupiter Jazz”와 같이 음악과 관련된 것처럼 음악이 작품 전반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작품이다. 제목에 걸맞게 전반적으로 블루스와 재즈의 비중이 높다.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으로 매 화 누아르부터 일상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다양한 음악의 사용으로 카우보이 비밥만의 이야기 형식을 만들어냈다.
From Evangelion tracks, such as “Komm, süßer Tod” and “If I Can`t Be Yours,” uses calm vocals and classical instruments, to make the most of the beautiful tragedy of tragic situations without dreams or hope. Throughout the animation, orchestral pieces are highly used to contribute the melancholy emotions. While the sounds of electronic music add to the confusion, the sounds of jazz and orchestral music add to the immersion by bringing out the melancholy in the brightness. They use jazz and orchestral music to create a melancholy, yet uplifting sound that is both sophisticated and tasteful. The novelty of combining classic genres with futuristic imagery also adds a sense of mystery to cyberpunk, as it defies our expectations and brings new emotions and feelings to the scene. By the end of the century, cyberpunk had established itself as the epitome of sophistication and a genre with a cult following.
에반게리온은 꿈도 희망도 없는 비극적인 상황들에 “Komm, süßer Tod”와 “If I Can`t Be Yours”와 같이 잔잔한 보컬과 클래식 악기가 사용되어 아름다운 비극을 최대한으로 끌어냈다. 이외에도 작품 전반에 걸쳐 사용된 사운드트랙들은 오케스트라 곡의 비중이 높고, 이 곡들은 우울한 감정을 형성해 준다. 일렉트로닉 음악의 사운드는 혼란함을 가중한다면 재즈와 관현악의 사운드는 밝음 속에서 우울을 끄집어내어 몰입도를 가중한다. 그들은 재즈와 관현악을 사용하면서 우울하지만, 흥겨운 사운드를 센치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로 활용한다. 또한 클래식한 장르가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와 만났을 때 주는 새로움은 우리가 기대한 것을 벗어나면서 새로운 정서와 감정으로 장면을 표현하여 사이버 펑크라는 장르에 신비성을 더해준다.
Since the end of the century, cyberpunk has become a genre that competes on style rather than deep stories and predictions of the future, and the use of music has become increasingly important to express the idea that “the future might be pretty cool.” This is true not only for anime, but also for science fiction films. Video-based works have a close relationship with music. Expecially if you're telling a story from a world we've never experienced, it's hard to make the audience understand what it's like to be in an unfamiliar space through only visuals.
이렇게 세기말로 들어서면서 사이버펑크는 세련됨의 대표적인 장르로서 마니아층이 확실하게 잡힌 장르로 자리 잡았다. 세기말 이후 깊은 이야기와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는 멋으로 승부를 보기 시작한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는 ‘미래는 꽤나 멋질지도?’를 표현하기 위해서 음악의 사용이 점점 중요하게 되었다. 이건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SF 영화에도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영상 기반 작품들은 음악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된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관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라도 영상만으로는 낯선 공간에서의 경험을 관객들에게 이해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생긴다.
As film composer Bernard Herrmann said, “Music is the communication link between the movie and the audience, and it's about making sure we're all having the same experience.” Rather than using electronic music that may be too futuristic to the audiences, orchestral music and jazz may be more appropriate, as the emotions and imagery of the genre are more tangible. I wonder jazz, which was born out of the joys and sorrows of the past, has been able to comfort the present because it plays a role that penetrated through the ages. It might be the reason why as a teenager this genre was so attractive to me.
영화 음악 감독인 버나드 허먼은 “음악은 영화와 관객을 연결하는 의사소통의 고리이며, 그것을 통해 모두 동일한 경험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중의 이해를 하나로 모으기에는 너무 미래적인 일레트로닉 음악보다는 장르가 갖고 있는 감정과 이미지가 확실한 관현악과 재즈의 사용이 적합할지도 모른다. 학생 시절 사이버 펑크 장르의 작품들에 끌렸던 이유도 재즈라는 애환속에서 탄생한 음악이 시대를 관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고민이 현재의 고민을 위로할 수 있었던 것이지 않을까?
In 2024, when even 2019, the year in which Blade Runner is set, is long gone, how similar is our lives to those depicted in cyberpunk works? The 21st century is less exciting than people expected. Cars don't fly yet, and robots haven't replaced everything. Technology hasn't make a huge change in the society as we imaged, and it's not all that fantastic. Rather, we live in an age of retro enthusiasm and analog charm. Of course, we still live with anxiety about the future. But now, instead of fearing the future 100 years from now, we live with anxiety about what could happen tomorrow or the next day. There's something to be said for a pessimistic outlook, but just like the cyberpunk has changed from time to time, why not let go of our anxieties and look forward to a Neo-Future with jazz as our daily soundtrack?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이 되었던 2019년마저 과거가 된 2024년, 우리의 삶은 과연 사이버 펑크 작품들이 묘사한 일상과 얼마나 비슷할까? 21세기는 예상했던 것보다는 시시하다. 아직 차는 날아다니지 못하고, 로보트가 모든 것을 대체하고 있지는 않다. 기술의 발전이 사회를 다 바꾸지 않았고 그리 환상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우리는 레트로에 열광하고 아날로그의 매력에 끌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 물론 우리는 지금도 미래에 대한 불안은 안고 산다. 하지만 이제는 100년 뒤에 도래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내일 혹은 모레에 일어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은 채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비관적인 시선의 멋도 있지만 사이버 펑크의 변화처럼 우리도 불안은 내려놓고 재즈를 일상의 사운드 트랙 삼아 즐겁게 네오한 미래를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