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on Yves' "Viola" MV

Words by Sora Kim

November 2024 was a month filled with both excitement and upheaval in the K-pop world. As awards season buzzed, news of contract terminations, including LOOSSEMBLE parting ways with their agency, also came. Naturally, I became curious about the solo activities of the former group members, which led me to Yves’ ‘Viola’ music video, released on November 14th as part of her first solo mini-album. And let me just say—it’s truly something special.

연말 시상식을 둘러싼 달뜬 열기와 이상하리만치 빗발치는 계약 종료 소식이 공존한 2024년의 11월, 루셈블(LOOSSEMBLE)도 1년여의 활동을 끝으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다시 한 번 둥지를 떠난 멤버들의 향후 행보에 팬덤이 웅성이는 와중, 내 시선은 자연스레 홀로 서기를 하고 있는 멤버들의 활동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지난 11월 14일 첫 솔로 미니앨범을 발매한 이브(Yves)의 ‘Viola’는 뮤직비디오로 내 관심을 사로잡았다. 감각적이다, 가 나의 첫 감상이었고.

The director of the MV, EEHOSOO, is a name familiar to fans of the hip-hop and indie music scene, often collaborating with artists like GIRIBOY on album covers and videos. However, he’s no stranger to K-pop either. For example, he was a director of ‘200’, Mark from NCT, ‘To. X’ of Taeyeon. There’s actually more. In the past, he also made a series of mood samplers of Seulgi&Irene, unit group from Red Velvet.

뮤직비디오의 감독은 이호수(EEHOSOO). 스윙스, 기리보이 등 힙합 뮤지션의 영상 작업물을 곧잘 도맡고, 앨범 커버를 제작하는 등 인디 씬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K-Pop 아이돌의 작업도 심심치 않게 진행했다. 최근에는 NCT 마크의 솔로 곡 ‘200’, 태연의 ‘To. X’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과거 레드벨벳의 슬기&아이린 유닛이 발매한 ‘Monster’의 무드 샘플러도 이호수의 작품.

For this project, he teamed up with director of photography Han Sunwoo, with whom he has worked consistently since 2023, and art director Yoon Insol, who previously joined him on Mark’s “200.” Their combined expertise brought a distinctive touch to the ‘Viola’ as well. Han, known for his clever use of space, fully utilized the set’s potential—from the compact confines of a trailer room to an all-white background where walls and floors blur together, to a projection room filled with typography and images of anonymous individuals. Throughout the video, these spaces intersect fluidly, with the D.O.P. meticulously capturing every corner and surface. This spatial exploration enhances the narrative, underscoring the chorus lyric, “I just need some space.”

이번 ‘Viola’는 이호수 감독과 2023년 경 부터 꾸준히 합을 맞춰 온 한선우 촬영 감독이 Director of Photography로, 마크의 ‘200’을 함께 한 윤인솔 디렉터가 아트 디렉터로 함께 했다. 함께 한 스태프의 시선도 ‘Viola’ 뮤직비디오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선우 촬영 감독의 공간감이 그 좋은 예. 트레일러 트럭 안의 좁은 방, 바닥과 벽의 경계조차 보이지 않는 하얀 배경, 의문의 남성 이미지나 타이포 그래픽 등이 사용된 프로젝션 룸 까지, 다양한 공간이 교차되는 영상 내내 천장, 옆의 벽면, 소품을 활용해 원근감이 돋보이는 공간을 만들었고, 그 면면을 구석구석 비추는 카메라 덕분에 ‘I just need some space’라는 후렴 가사가 직접적으로 와닿는다.

The art direction by Yoon Insol further enriches the visual storytelling. Elements like a signage with four panels, an image of a man slumped over his desk, a couple placed onto the ceiling of the trailer, and muted gray office furniture all deepen the spatial complexity of the sets. These details are woven together with modern sophistication. While EEHOSOO’s signature grunge aesthetic sometimes caused discord in K-pop’s polished visuals, Yoon Insol bridges this gap seamlessly. A striking example of this harmony can be seen in the parallels between ‘Viola’ and ‘200’—such as the human images on the walls in Mark’s MV, which echo the organic imagery in ‘Viola’. This interplay between sleek set designs and unconventional visuals creates a balance that complements both EEHOSOO’s rugged sensibilities and K-pop’s inherent glossiness.

아트 디렉터 윤인솔이 하나하나 빚어낸 공간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새 하얀 배경에 설치된 네 개의 판넬로 이루어진 간판, 책상에 엎어진 남성의 이미지, 천장에 붙어있던 남녀의 이미지, 그 뒤의 잿빛 오피스 가구와 바닥에 놓인 흰색, 오렌지색 콘센트 등의 요소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공간에 입체감과 원근을 부여했다. 그것도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이호수 감독의 영상물은 거칠고 그런지한 질감이 특징적이라고 감히 단정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질감이 K-Pop 특유의 매끈함과 만났을 때 어딘가 어색한 감각이 눈가에 맴돌았다. 그 갭을 단숨에 메워준 것이 윤인솔 아트디렉터일까, 함께 한 마크의 ‘200’ 뮤직비디오에서도 엿보이던 마크 방의 벽을 채운 사람 형상 이미지가 이브의 ‘Viola’에 겹쳐보인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무대장치와 삽입된 이미지의 비정형적인 대비감이 조화를 이루며 이호수 감독의 미감과 K-Pop의 사이를 적절하게 채워준다.

Just for a moment, it’s worth to check out EEHOSOO’s official visualizer for GIRIBOY’s ‘Freddy’. His boldness in pushing boundaries—sometimes to the edge of acceptability—is one of the reasons I admire his work so much. His ability to experiment with frames and layers is unparalleled. He frequently uses split screens, creates frames within frames, breaks out of traditional boundaries, or transforms frames into spatial elements. ‘Viola’ and his work on CYRRCA’s ‘144’ are perfect examples of this. In ‘Viola’, grainy textures distinguish Yves’ digital persona from her physical presence, layering the visuals in a way that allows for graphical experimentation.

개인적으로, 이호수 감독의 영상 작업 중 좋아하는 작업을 꼽으라 하면 기리보리의 freddy 오피셜 비주얼라이저를 꼽겠다. 이러니 저러니 다 제치고 ‘이래도 되나?’싶은 부분을 끝까지 밀고 간 작업물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는 프레임을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감독이다. 화면 분할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거나, 화면 안에 또 다른 프레임을 만들거나, 자유롭게 벗어나기도 하고, 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Viola의 뮤직비디오나 이호수 감독의 또 다른 작업인 CYRRCA의 ‘144’ 뮤직비디오처럼. ‘Viola’에서는 열화된 질감의 레이어가 현실과 디지털 세상의 이브를 구분한다. 이처럼 레이어를 중첩시킴으로써 이호수 감독의 또하나 특출난 무기, 그래픽이 빛을 발한다. 그에게 있어 다양한 레이어가 중첩되며 발생하는 그 ‘사이’는 타이포, 핸드 드로잉 등 다양한 그래픽이 있을 자리로서의 역할을 할지도.

Typography is another standout feature of his work. He has proven his expertise in this area with projects like aespa’s ‘Regret of the Times’, Colde’s ‘I Color You’, and WOODS’ ‘AMNESIA’. In ‘Viola’, the clean sans-serif lyrics projected onto the white screen at the start of the second verse once again demonstrate his mastery of timing and placement. By using projections in the space instead of simply overlaying text, he creates an additional layer of depth, enhancing the spatial quality of the video.

영상 작업에 삽입되는 그의 타이포 작업도 좋아한다. 에스파의 ‘시대유감’, 콜드의 ‘I Color You’, 우즈(WOODS)의 ‘AMNESIA’ 뮤직비디오 첫 시퀀스를 장식하는 타이포그래피 말이다. 그는 글자가 있을 자리를 너무나 적절한 타이밍과 위치에 마련해준다. ‘Viola’ 2절이 시작되자마자 하얀 바탕에 산세리프로 쓰여진 가사는 앞서 말한 ‘적절하다’는 감각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이 이미지를 화면에 가득채우는 것이 아닌, 프로젝터를 이용해 공간을 구성하며 또 다시 화면 안에서 별도의 레이어를 만들어내어 입체감을 배가한 것은 덤.

The recurring spiral motif in the video is another brilliant touch. From Yves’ mosquito coil crown to the Mac loading icon in the opening scene, Da Vinci’s Vitruvian Man, a seashell, a spinning fan, and a rotating machine in the sky, these spirals appear in a variety of forms and styles. The mix of black-and-white graphics, live footage, and 3D imagery keeps the visuals dynamic and engaging. You might find yourself replaying the video just to catch every instance of the motif.

이 외에도 나선형의 모티프로 자유자재로 변환하며 영상 내내 지루할 틈 없이 보여준 것 역시 이호수 감독의 센스가 빛을 발한 부분 아닐까. 모기향으로 만들어진 이브의 왕관은 물론, 영상의 첫 시작, 돌아가는 맥(Mac)의 로딩 아이콘이나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빈치의 인체 비례도, 바다 소라, 돌아가는 팬과 후반부 하늘에 떠 있는 듯한 기계장치까지. 나선의 모티프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도 흑백 그래픽, 실제 영상, 3d등 다양한 질감을 믹스매치하며 변주를 줬다. 그리고 그 모티프를 놓칠세라, 영상을 연거푸 돌려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 된다.

There’s so much more I could say about what I loved in this MV. However, I’ll end with this: for solo artists, especially those transitioning from group activities, those first few steps are incredibly important. Any perceived shortcomings risk fueling fans’ nostalgia for the group era. In that sense, Yves’ Viola is not just a visually stunning and trendy work; it’s also a strong declaration of her identity as a solo artist. For me, it’s also an exciting prelude to what’s next for EEHOSOO.

좋은 점을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룹 활동을 하다가 솔로로 나온 아티스트의 초반 행보가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완전체’를 원하는 팬의 아쉬움이 더 커질 뿐이니까. 그런 점에서 이브의 ‘Viola’ 뮤직비디오는 그저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작품이자 그의 활동을 든든히 뒷받침해줄 지원군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에게는 한 발 더 나아가서 이호수 감독의 차기 작품이 한층 더 기대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